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사야 할까?

삼시 세끼 먹어야 산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로 매 끼니를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도 늘어났다. 방역 해제로 집에서 먹는 양이 줄고 쓰레기도 줄어드는가 싶었는데, 여름이 와 버렸다. 쓰레기 양은 줄었어도 부패는 빠르고 악취는 심해지고 있다.

 

여름이면 더 괴롭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의 유혹

베란다에 놓인 음식물 쓰레기봉투는 아무리 꽁꽁 싸매도 하루만 지나면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 냉동실에 음식물 쓰레기를 넣어 얼린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왠지 찝찝하다. 자연스레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검색한다. 쓰레기를 넣기엔 미안할 정도로 예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광고도 솔깃하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살까? 말까?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의 종류 

음식물 처리기 유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싱크대 설치형

흔히 1세대 제품으로 불리는 싱크대 설치형은, 말 그대로 싱크대 배수구에 음식물 처리기를 설치하여 쓰레기를 분쇄해서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제품이다. 설치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분쇄해서 내보내는 음식물 찌꺼기가 수질오염을 일으킨다는 점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이에 따라 2012년 10월부터 고형물 기준으로 20% 미만을 배출하는 제품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개조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고 이러한 문제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출시된 제품이 바로 건조형 음식물처리기이다.

 

2. 건조형

건조형은 싱크대 설치형의 단점과 불법 이슈들을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진 2세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건조형 제품에 넣고 작동하면 열과 바람을 이용해서 음식물을 바싹 말려준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악취는 제품 뒤에 달려있는 필터를 통해 걸러준다. 마지막으로 건조되어 수축된 음식물을 음식물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면 된다.

건조형 제품은 그냥 건조만 하는 것과 건조 후 갈아버리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공효진 배우가 광고하는 제품은 후자에 속한다. 광고에는 나오지 않지만, 필터를 갈아줘야 하고 건조된 내용물은 따로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필터 관리가 제대로 안될 경우에는 악취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 지적된다.

 

 

3. 미생물 소멸형

미생물 소멸형은 땅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제품으로, 미생물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미생물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바꿔주게 만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배양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을 택했기 때문에 친환경 방식으로 불린다. 단순히 음식물을 편리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음식물 처리기가 환경까지 생각하는 제품으로 발전한 것이다. 미생물 소멸형은 건조형처럼 2차로 쓰레기 봉투에 담아 처리해야 할 것이 없고, 필터를 사서 갈아줄 필요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유지하는데 추가 비용이 생기지 않는다. 음식물 쓰레기가 나올 때마다 바로바로 처리기에 넣을 수 있다. 다만 건조형에 비해 제품의 크기가 크고, 관리를 잘 못 할 경우 미생물이 제대로 살지 못해 낭패를 겪는 수가 있다.

 

 

탄소 중립 등 환경 관련 이슈가 부상함에 따라 음식물 처리방식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새로운 제품들도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가전의 탄생이다. 선뜻 구매하기엔 망설여지는 가격대라 신중하게 생각가호 다양한 제품을 살펴볼 필요는 있지만, 구매를 염두에 두고 미생물 소멸형 제품 중에서 2인 가구에 맞는 상품을 찾고 있다. 작년 여름이 오기 전 구매하려다가 일년을 미뤄두었는데, 음식물 쓰레기와 씨름하던 여름 내내 고생했다. 조금 더 쾌적하고, 조금 더 편리하면서 환경까지 생각한다면 지불하는 비용이 아깝지 않으리라 생각한다.